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 제  목 : 텍사스 킬링 필드
◆ 원  제 : Texas Killing Fields
◆ 제  작 : 캔들미디어
◆ 장  르 : 스릴러
◆ 감  독 : 아미 카나안 만
◆ 주  연 : 샘 워싱턴,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제프리 딘 모건, 스티븐 그레이엄
◆ 등  급 : 청소년관람불가
◆ 시  간 : 105분
◆ 화  면 : 2.40 :1  Anamorphic Widescreen
◆ 음  향 : Dolby Digital 5.1
◆ 자  막 : Korean / English
◆ 코  드 : 3
◆ 출  시 : 2014.06.25

Synopsis

■ Issue Point

▶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 <아바타> 샘 워싱턴, <왓치맨> 제프리 딘 모건,
   <킥애스><렛미인> 클로이 그레이스 모네츠 주연
▶ 화려한 캐스팅에 빛나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스릴러 대작!

■ 줄거리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텍사스 강력계 형사인 마이크와 브라이언. 파트너인 둘은 또 다시 강가에서 발견된 안타까운 모습의 어린 소녀 변사체를 발견하고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변사체의 신원이 학대 받으며 매춘부 생활을 하던 15세 소녀로 밝혀지고 유력한 용의자로 악랄한 포주가 지목된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던 둘은 확증을 잡기 위해 잠복 수사를 벌인다. 한편 브라이언은 제대로 된 가정을 갖지 못하고 자란 탓에 보호 관찰 신세가 된 앤을 묵묵한 돌봐주고 있었다. 자신을 믿고 따르던 앤 역시 갑자기 사라지는데…

etc. Note

■ 작품정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화려한 캐스팅에 빛나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스릴러 대작!

네티즌 리뷰-

1. 영화를 보다 보면 간혹 사람을 사로잡아버리는 매력적인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일본영화 <우울한 청춘>에서 ‘드롭’이라는 하드코어 음악이 나오며 학교 옥상에서 느릿하게 빠져나오는 마츠다 류헤이와 친구들을 보여주는 장면 같은 경우이다. 어떤 장면, 어떤 음악, 어떤 분위기들은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동안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을 잔향처럼 남겨둔다.
 캐릭터 혹은 배우에 의해 이런 ‘매력’이 발산되는 경우, 그 배우의 팬이 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한 마츠다 류헤이는 조금은 장면의 힘에 기댄 면도 있어 보인다. 물론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배우이고 그만의 아우라가 있지만.
 나에게 이런 배우의 힘을 가장 강하게 느끼게 해준 배우는 리버 피닉스였다. 그의 연기를 보던 어린 나에게 리버 피닉스는 잘 생기고 아우라가 있는 배우를 넘어 ‘청춘’ 그 자체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이런 배우를 보는 순간, 관객은 일종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 배우에 대해 궁금해지고, 그 배우가 나온 다른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텍사스 킬링 필드>에 나오는 어린 꼬마 여배우에게 이런 배우의 힘을 얼핏 보게 된다. 클로이 모레츠(Chloe Moretz). 미소년처럼도 보이는 이 어린 여배우는 아마 본능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법을 몸에 익히고 있는 듯하다. 이걸 연기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있는 것 자체만으로 관객의 눈은 그 아이에게로 고정된다.
 가정의 폭력과 억압 속에서 고독하게 있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그녀의 표정과 몸짓은 매우 미묘하다. 웃는 듯하면서도 냉소적이고, 반항적인 듯하면서도 겁에 질린 느낌을 내보이며, '여자' 같으면서도 '남자' 같다. 이 미묘함이 관객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그녀가 나오는 모든 장면에서 주변의 공기를 희미하게 만들어버린다(때문에 캡쳐 화면으로는 이 분위기를 전할 수가 없다). 시선을 자신 하나에게로 모으는 강렬함이 아니라, 주변을 흩뜨리고 그래서 결국은 시선을 그 원인인 자신을 향하게 만드는 것 같다(그녀가 나오는 씬에서 감정과잉이나 강렬함이 표출되지 않는다).
<렛미인>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에서 흡혈귀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배우라는데, 앞으로가 기대된다.

2. 연구회의 S양은 1930년대 소녀문학을 통해 소녀의 표상(表象)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가라타니 고진은 ‘아이’라는 개념이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아이는 순수한 존재고 ‘어른’이 되기까지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아이라는 표상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소녀에 적용하면 아마도 ‘소녀’라는 표상에도 사회가 만들어내고 요구하는 어떤 표상이 존재할 것이다. 물론 ‘여자’라는 개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두 표상 사이의 ‘간극’은 무엇일까? ‘소녀’의 표상은 사춘기를 거치며 어느 순간 ‘여자’로서의 표상으로 변한다. 한 사람의 ‘소녀’는 그렇게 ‘여자’로 간주된다.
클로이 모네츠라는 배우는 아직 ‘소녀’의 표상에 놓여 있다. 그중에서도 사랑스럽고 순진한 ‘소녀’가 아니라,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여자 어른’이 되기 전의 무언가 결핍되고 불완전한 ‘소녀’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유충이 나비가 되기 전의 과정일 뿐인 것처럼, 그녀는 무엇이 되기 전의 ‘소녀’일 뿐이고, 표정이나 행동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미묘함은 불안해 보이고, 불완전해 보인다(아이/어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아무리 '보호'의 이름이 사용해도 결국은 수단(과정)/목적의 구분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목적'이 되어야만 하는 존재로 규정되어진다).
이것이 곧 매력이다. 매력은 ‘완전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무엇이 완전한지 모르기에, 우리는 어떤 압도적인 것을 ‘완전’하다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회적인 합의 속에서 ‘완전’함에 대한 기준이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의 기준 역시 그렇게 정해지는 것이겠지만, 내가 말하는 매력은 그런 압도감이나 사회적 기준 속의 ‘완전함’이 아닌, 불완전함의 긴장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나에게 김태희는 아름답지만 매력이 없는 존재이다. 이에 비해 클로이 모네츠라는 소녀는 매력적이다. 칸트가 숭고를 말하며 ‘불쾌’를 언급하는 것처럼, 무라카미 하루키가 <댄스 댄스 댄스>에서 유키를 설명하며 ‘위태로움’을 말하는 것처럼, 나에게 클로이 모네츠라는 소녀는 불완전함에서 나오는 미묘한 긴장을 느끼게 만들고 그렇기에 매력적이다.
3. 영화 속에서는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두 명의 경찰이 이를 쫓지만, 별다른 긴장감도 별다른 흥미도 자아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영화를 꽤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나'를 보기 된다. 그게 저 소녀의 배우로서의 힘이자 매력인 것이다. 이 배우의 존재 하나만으로, 관객인 나는 별 다를 거 없는, 어쩌면 재미없었을 영화를 마치 재미있었던 것처럼 '감상'을 적고 있으니까.
출처 : 블로그 > 엘메즈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