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인형 박물관과 엿보기 풍의 화면, 유령과 카니발리즘 등 무성 공포영화의 유산이 필름 느와르 풍의 이야기와 교묘하게 어우러진 가운데 매딘 특유의 사려 깊은 악취미인 자극적인 폭력과 밀교적인 에너지가 시종일관 화면을 활보하는 작품

Synopsis

■ Issue Point

▶ Lyon Festival of New Generation Cinema
▶ Rotterdam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무성영화의 저장고를 부활시켜 인간의 유약한 심리와 내밀한 욕망을 그로테스크하게 상연해 온 '추운 나라에서 온 감독' 가이 매딘의 가장 최근작으로 2003년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인스톨레이션(installation) 버전으로 먼저 공개된 바 있다.

밀랍인형 박물관과 엿보기 풍의 화면, 유령과 카니발리즘 등 무성 공포영화의 유산이 필름 느와르 풍의 이야기와 교묘하게 어우러진 가운데 매딘 특유의 사려 깊은 악취미인 자극적인 폭력과 밀교적인 에너지가 시종일관 화면을 활보하는 작품. 영화사적 기원을 시청각적으로 재해석하는 매딘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가감없이 스토리에 반영하는 감독으로도 유명한데, 이 작품에서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잔영을 발견할 수 있다. "멜로드라마는 삶이자 적어도 나의 삶"이라는 매딘의 고백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작년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회고전 이후 급격히 늘어난 그의 추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 줄거리

범죄와 타락이 창궐하는 1930년대 위니펙(Winnipeg)에서 가장 광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는 하키다. 핸섬하고 매력적인 하키 스타인 가이는 지역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머리에 충격을 입는다.
이때부터 판단력이 혼미해진 그는 지역의 잘 나가는 살롱에 갔다가 그곳의 주연인 릴리옴과 메타 모녀에게 이끌린다. 질투와 잔인성의 화신인 금발머리 어머니 릴리옴과 마력적인 유혹의 결정체인 동양계 딸 메타가 서로를 증오하는 가운데 이곳에서는 미용실 서비스와 불법 낙태수술이 함께 이루어진다.

릴리옴에게 빠져버린 가이가 베로니카에게 진실을 토로하지 못한 채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가운데 그의 주변에는 메타의 폭력적인 성욕과 베로니카의 혼백이 떠돈다. 걷잡을 수 없이 몰락해 가는 그는 이 수수께끼 같은 지하세계의 음모를 위해 자신의 손을 바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