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레져렉티드
 

Synopsis

■ Issue Point

▶ 홀로코스트와 같은 거대한 광기에 휩쓸리는 동안에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은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엄청나게 정신 나간 상황에서의 끔찍한 기억들과 생존에 따른 죄책감을 머릿속에 간직한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재개하는 것은 그들에겐 또 다른 고난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애덤 레저렉티드]의 여러 환자들처럼 정신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들 중 한 명인 애덤 스타인(제프 골드블럼)은 특히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줄거리


1961년,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에서 거주하고 있던 애덤 스타인은 드넓은 광야에 세워진 한 정신 요양소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로스 박사(데렉 저코비)가 운영하는 이곳은 홀로코스트를 겪으면서 정신적 문제가 생긴 환자들을 위해 특별히 세워진 곳인데, 적막하기 그지없는 시설 주변 풍경은 그리 정신건강에 도움이 안 될 법하지만 시설 내부 분위기는 비교적 편안합니다.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저항 없이 직원들에 의해 데려져 온 스타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단골 입원 환자이고, 그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사와 시설 직원들과 매우 친숙한 존재입니다.

2차 세계 대전 이전 독일에서 인기 있는 뮤직 홀 광대였던 스타인은 여전히 사람들 관심을 능숙하게 끌 수 있는 사람이고, 그는 피를 절로 흘리거나 상대방 과거를 맞추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 나올 법한 다른 환자들에게 재정 상담도 해주기도 하는 그는 그들에게 인기 만점이고 의사들이나 다른 직원들은 여러 비행들을 저지르는 그에게 별다른 적의감이 없습니다. 그로스 박사는 스타인을 내버려 두는 편이 본인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고, 간호사 지나 그레이(아옐렛 주러)는 스타인과 관계를 가져 왔습니다.

이렇게 널널한 요양소 일상이 흘러가는 동안 그의 어두운 면들이 보여 지고, 흑백으로 찍은 플래시백 장면들을 통해 그가 2차 세계 대전 동안과 그 이후에 겪은 일들이 차츰 씩 드러납니다. 193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가 웃음을 안겨 주는 관객들은 어느 새 대부분 나치 완장을 차고 있고, 그리하여 유대인인 그와 그의 가족들은 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한데 수용소장 클라인(윌렘 데포)는 전에 스타인과의 잊지 못할 만남을 가졌기 때문에 보자마자 단번에 알아보고 그를 따로 잡아 두어 그의 애완동물로 만듭니다. 가스실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아내와 딸을 살려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클라인의 강요 아래 그는 기꺼이 개처럼 행동하고 네 발로 돌아다니게 된 그에겐 개목걸이도 채워집니다. 결국에 그는 살아남았지만 그 모멸스러움과 죄책감은 계속 그를 따라다닙니다.

감독 폴 슈레이더는 [어플릭션]처럼 인간의 고상하지 않은 면들에 대한 그다지 보기 편하지 않은 영화들을 만들어 왔었고, 본 영화에서 그는 여러 강렬하고 동시에 보기 불편한 장면들을 보여 줍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아주 추악하게 괴롭힐 수 있고, 이는 피해자들에게 쉽게 잊지 못할 상흔을 남기면서 여파가 생깁니다. 비교적 호감이 가는 편이지만, 스타인의 어두운 기억은 그를 매우 불쾌한 인간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클라인이 스타인을 우스꽝스럽고 잔인한 유희거리로 만드는 여러 순간들도 보기 힘들지만, 스타인과 지나와의 관계도 상당히 신경을 건드리는 면이 있습니다. 정신 나간 세계에서 정신 나가는 것이 멀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당연히 던져지는 가운데 최근에 요양소에 수용된 어린 환자 데이빗(튜더 라피태누)를 통해 스타인에게 구원의 기회가 오지만, 이들의 이야기도 그리 편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는 미국에서도 곧장 DVD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제프 골드블럼의 훌륭한 연기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게 된 것은 좀 아쉽습니다. 그의 기존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그의 명연은 영화를 잘 지탱합니다. 여러 감정적 상태들 사이를 어색하지 않게 오가는 동안, 골드블럼은 끔찍한 과거로 인해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여전히 고통 받는 스타인을 입체적 캐릭터로 만들어냅니다. 스타인은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새 비호감이 절로 드는 인간으로 돌변할 수 있기도 합니다. 조연 캐릭터들은 상대적으로 얄팍한 것이 영화의 주요 약점이지만, 데렉 저코비, 아옐렛 주러, 그리고 윌렘 데포는 주어진 것들을 갖고 할 만큼 하는 가운데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원작 소설 요람 카니욱의 본래 제목을 그대로 직역하면, 'Adam, Son of Dog'입니다. 애덤은 피도 절로 흘리고 다시 심장이 뛰기도 하는 가운데 나중에 드넓은 광야에서 폴 슈레이더가 각본을 쓴 [예수 최후의 유혹]의 한 장면에 비슷한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아이러니는 그 영화에서 예수였던 윌렘 데포가 이 영화에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비교적 잘 진행되었던 영화는 흔들려지고 결말은 지금까지 해 온 것에 비해 편하게 빠져나니 엇갈린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불균일한 인상에도 불구 영화는 자칫하면 엄청 불쾌해질 수 있는 소재를 어느 정도 잘 풀어나가면서 홀로코스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