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하고 더럽고 미천한

Synopsis

■ Issue Point

▶ 작품 세계
에토르 스콜라의 감독 데뷔는 1964년 이뤄졌다. 그가 연출한 첫 장편영화이자 코미디영화였던 <여자란 무엇인가>(Se permettete parliamo di donne, 1964)는 9개의 작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섹스 코미디이다. 그는 비토리오 가스만(Vittorio Gassman), 니노 만프레디(Nino Manfredi),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Marcello Mastroianni)와 같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기용하여 줄곧 이탈리아 전통 코미디를 생산했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영화 속에서 사회풍자적인 코멘트를 삽입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익숙하면서도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들었던 네오리얼리즘 계열의 비토리오 데시카(Vittorio De Sica), 로베르토 로셀리니(Roberto Rossellini),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 같은 감독들의 영향 아래에 있었고, 자신이 작업한 코미디 영화들 속에 정치나 휴머니즘, 고전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녹여냈다.
특히 비토리오 데시카에게 헌정하는 영화 <우린 정말 사랑했었지>(C'eravamo tanto amati, 1974)는 전후 이탈리아의 사회적 흐름에 대한 논평이 들어가 있었으며 이에 더해 전후 30여년에 걸쳐 나왔던 이탈리아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표현되어 있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영화는 에토르 스콜라를 국제적으로도 알리게 된 계기로 작용했으며 제9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The International Moscow Film Festival)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어글리, 더티 앤 배드>(Brutti, sporchi e cattivi, 1976)는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그를 국제적인 거장으로 우뚝 서게 했다. 로마 외곽에 살고 있는 한 가난한 대가족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비토리아 데시카의 <밀라노의 기적>(Miracle in Mlian, 1951)의 도시 빈곤에 대한 유토피아적인 시선을 정확하게 정 반대편에서 재구성한 독특한 리메이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별한 날(A Special Day)
소피아 로렌(Sophia Loren)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를 기용한 <특별한 날>(Una Giornata Particolare, 1977) 또한 풍자와 멜로가 적절히 가미된 사회 드라마로 큰 각광을 받았다. 이 영화는 히틀러가 무솔리니를 방문하던 역사적인 날, 히틀러의 퍼레이드를 보러 간 사람들로 인해 텅 비게 된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소피아 로렌이 파시스트를 남편으로 둔, 삶에 지친 주부 역을 맡았으며, 마스트로얀니는 유명 라디오 진행자이지만 그의 반-파시스트적 성향과 게이라는 성적 지향으로 인해 라디오에서 쫓겨나고 추방당하기 직전인 남자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프랑스 세자르영화제(Cesar Award)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오르는 등 스콜라에게 커다란 비평적 영광을 안겨주었다.
에토르 스콜라는 최근 페데리코 펠리니의 사후 2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다큐멘터리 <페데리코라는 이상한 이름>(Che strano chiamarsi Federico!, 2013)을 연출하기 위해 오랜 공백기를 깨고 현역에 복귀하였으며 이 영화는 베니스국제영화제(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를 통해 상영되었다. 이 영화에는 펠리니에 대한 스콜라의 개인적인 기억들이 담겨져 있으며 로마에 온 시골뜨기 시절부터 만화가를 거쳐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펠리니의 생애와 이력을 인상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영화는 2014년 이탈리아의 다비드 디 도다뗄로 영화상(David di Donatello Award)의 감독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 줄거리

에토르 스콜라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데, 이분은 영화만들기에 완전 도가 통한 경지를 보여준다. 20명도 훨씬 넘는 4대가 함께 사는 가족을 담아내면서도 여유와 리듬을 잃고 헤메는 법이 없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하층민이면서 막장의 극한을 달리는 가족들이다. 방의 구분도 없이 원룸인 판자집에서 한데 모여서 자면서 한커플 정도는 반드시 섹스를 하고 있고, 눈을 뜨면 지독히 이탈리아스러운 소란과 혼돈이 이어진다. 시동생과 관계하는 며느리,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동물적인 관계들. 그것도 부족해 갑자기 이 북새통에서 같이 살겠다고 데리고 온 아버지의 애인을 다짜고짜 범하는 아들들. 설정은 포르노스러운 막장인데도 보고 있노라면 이보다 더한 코메디가 없다. 하나같이 구제불능의 인간들이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밤이슬 피할 집정도는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따뜻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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